저유가에 원고까지…건설사, 올 중동 수주 72% 급감 '비상'

입력 2015-05-25 21:17  

해외건설, 低유가 쇼크

산유국 잇단 발주 취소에 중동 계약건수 52 → 23건 뚝
국내 잇단 담합제재 여파 日·유럽에 수주 빼앗기기도



[ 이현일 기자 ]
국내 건설회사들이 해외 공사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건설사 수주 텃밭인 중동 플랜트시장 침체가 특히 심각하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서부텍사스원유)가 올 들어 한때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저유가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저유가 쇼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해 유럽 및 일본 건설사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내에서의 잇단 담합 제재도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수주, 4분의 1로 ‘뚝’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올 들어 25일 현재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은 총 67억4197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46억3672만달러)에 비해 72.6% 감소했다. 중동지역 계약 건수도 지난해 52건에서 올해 23건으로 줄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해외건설 진출 50주년을 맞아 중동 순방에 나서는 등 정부의 ‘제2 중동붐’ 지원이 무색할 정도다.

이라크 쿠웨이트 알제리 등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한 중동·북아프리카 산유국들은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발주 시점을 늦추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작년 건설사들이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공사를 수주했던 쿠웨이트(5월 말 기준 연간 71억5626만달러)에선 올해 수주실적이 10만달러에 불과하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가 유력했던 62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 프로젝트도 발주처 쿠웨이트석유공사(KPC)가 공사비를 삭감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로열더치셸과 카타르석유공사가 추진하던 60억달러 규모의 알카라나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발주는 수익성 문제로 취소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타누라 정유소 개발 프로젝트(20억달러 규모)도 발주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해외건설 사업 부실로 대규모 적자를 낸 뒤 신규 수주에 신중해진 것도 수주가 줄어든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로 규모 위주의 영업을 지양하고,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원高·담합제재 3중고

공공공사 담합으로 주요 건설업체들이 공정위로부터 무더기 제재 처분을 받은 것도 해외 수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경쟁업체가 담합 제재를 빌미로 흑색선전을 하거나, 발주처에서 해명자료를 요청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올라간 일본·유럽 건설사들의 공세도 만만찮다. 작년 말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14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사업(NRP)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업체인 사이펨이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을 제치고 수주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 안팎에서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가 600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건설사들은 중동 시장 대신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시장 영업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총 수주액은 116억4502만달러로 중동 수주액보다 많다. 중남미 지역 수주도 이달 현재까지 41억3355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58% 늘어났다. GS건설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26억1800만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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